한국 스피드 스케이팅은 1분10초도 되지 않는 모태범의 두 차례 '번개 레이스'로 74년 묵은 금메달 갈증을 풀었다.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이 처음 올림픽과 인연을 맺은 것은 1936년 독일 가르미슈 파르텐키르헨 대회 때였다. 하지만 당시 한국의 김정연·이성덕·장우식씨는 일본 선수단 자격으로 출전했다. 한국 선수단이 처음 태극기를 휘날리며 동계올림픽 무대에 입장한 것은 1948년 스위스 생모리츠대회였다.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은 이후 전쟁으로 불참한 1952년 노르웨이 오슬로대회만 빼고 동계올림픽 때마다 출전했다. 1980년대 중반까지는 이영하가 1976년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대회 5000m에서 11위를 차지했던 게 최고 성적일 정도로 정상권과는 거리가 멀었다.
스피드스케이팅이 서서히 가능성을 밝힌 것은 1988년 캐나다 캘거리대회 때 배기태가 500m 5위, 1000m 9위를 차지하면서부터다. 이어 1992년 프랑스 알베르빌대회 때 김윤만이 1000m에서 사상 처음으로 은메달을 따내면서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은 세계선수권대회나 월드컵 무대에선 단거리 강국으로 인정받았다.
하지만 올림픽 무대에선 번번이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김윤만·제갈성렬·이규혁·최재봉(이상 남자)과 유선희(여자)가 긴장과 부담감을 극복하지 못하고 잇달아 좌절을 맛봤다.
한국은 2006년 이탈리아 토리노대회에서 이강석이 남자 500m 동메달을 따냈고, 이규혁(남자 1000m 4위)과 이상화(여자 500m 5위)가 메달권에 근접하면서 다시 희망을 봤다.
그리고 4년 뒤 맞은 밴쿠버올림픽에서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은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내고 있다. 이승훈이 지난 14일 아시아 선수로선 최초로 장거리인 5000m에서 메달(은)을 따내더니, 16일엔 모태범이 태극기를 휘날렸다. 그것도 한국의 사상 첫 금메달로.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은 남자 1000m와 여자 500m·1000m, 남자 1만m에서도 메달에 도전한다.
조선일보 2010.2.17 A26면 강호철기자
모태범은 범인 호랑이해에 금메달을 획득하였다. 이로서 빙상에서 가장 빠른(69초86 : 1차 34초 92, 2차 34초 94) 사나이가 되었다. 육상의 100m로 치는 빙상의 500m에서 세계에서 가장 빠른 선수가 된 것이다. 지금까지 서양 선진국의 독주라 선진국경기로 부르는 경기에서 우승하여 선진국에 들었다. 출전 74년만이고 건국이후 처음이다. 시상대에서 2.3위 일본을 좌우에 두고 태극기가 올라가고 애국가 울려 퍼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