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DP 46년 만에 서울 철수
ㆍ원조 ‘받는 나라’서 ‘주는 나라’로
유엔개발계획(UNDP) 서울사무소가 올해 말로 문을 닫는다. 1963년 한국에서 지원사업을 처음 시작한 지 46년 만이다. 이는 한국이 지난달 25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개발원조위원회(DAC)에 가입한 데 따른 결과로, 이로써 한국은 명실공히 원조를 받는 수원국(受援國)에서 다른 나라를 돕는 공여국으로 전환하게 됐다.
교육과학기술부는 UNDP 서울사무소가 올해 말 문을 닫기에 앞서 29일 사무소 간판 및 유엔기 하강식을 할 예정이라고 28일 밝혔다.
UNDP는 전신인 국제연합기술원조처(UNTAB)와 국제연합특별기금(UNSF)을 통해 63년 지원을 시작, 46년간 시대별로 사업을 벌여왔다. 60~70년대는 농업생산력 강화와 산업생산능력 확보, 기본 의료 제공, 초등교육 확대가 주요 사업이었다. 80년대는 노동훈련기관 설립, 90년대는 지속가능한 인간개발과 환경보호, 양성평등을 중점 지원했다.
2000년부터는 한국이 부분적인 공여국이 되면서 개도국에 개발 경험을 전수하기도 했다. 또 2005년 시작된 마지막 사업은 UNDP의 재정지원 없이 한국 정부가 전액 부담했다. 그동안 UNDP 국가 사업에 투입된 자금은 UNDP에서 7885만달러, 한국 정부가 2860만달러를 제공하는 등 총 1억745만달러에 이른다.
교과부 관계자는 “2004년 이후에는 재정지원은 받지 않고 양성평등과 빈곤, 환경 등 국제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일부 분야의 정책자문만 받아왔다”며 “사무소 청산과 DAC 가입으로 우리나라는 수원국에서 공여국으로 지위가 전환되는 첫 국가로 평가받게 됐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2009.12.30 김보미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