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國鳥로 학 지정? 추진 움직임 왜? 범국민운동 발대식 열려

우리나라 국조(國鳥)를 학(鶴)으로 지정하자는 범국민운동 발대식이 10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렸다. 전국 기초단체장 32명이 모인 학송회(鶴松會)와 국조선정범국민운동본부가 공동 주최했다.

뉴시스 12월10일 보도

수십 년 전부터 우리나라 상징으로 인정돼온 태극기나 무궁화 외에 국조를 따로 지정하자고 주장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국조선정범국민운동본부의 정준(53) 본부장은 "경제가 어려울 때 마음의 날개를 달고 날아보자는 진취적 정신을 전해주고 싶어서 국조선정 운동을 벌이게 됐다"면서 "백의민족의 상징인 학이 나라의 상징으로 적합하다"고 말했다.

공식적인 우리나라의 상징은 국기(國旗), 국가(國歌), 국화(國花), 나라 문장(國章), 국새(國璽) 등 다섯 가지다. 국가의 상징이 모두 법으로 정해진 것은 아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우리 국기인 태극기는 대한민국 국기법으로, 국새와 나라 문장은 대통령령으로 규정돼 있다.

애국가(愛國歌)와 무궁화(無窮花)는 명문 규정이 없으며 관행으로 인정된다. 행안부 관계자는 "무궁화는 일제 강점기에 항일 독립운동에 상징으로 쓰였고, 애국가 가사에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이라는 문구가 삽입되면서 국화로 굳어졌다"고 말했다.

국기에 대한 법률을 따로 만든 우리나라와는 달리 중국과 독일은 국기를 헌법에서 규정하고 있으며 프랑스는 국기는 물론 국가도 헌법으로 규정한다.

그렇다면 어떤 새가 우리나라의 상징으로 적합할까. 1996년 8월 당시 공보처에서 '국가 상징에 관한 국민의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54.9%가 국조와 국목(國木)의 지정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선호하는 국조로는 까치, 비둘기, 학, 봉황 순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길조(吉鳥)의 이미지가 강하던 까치는 최근 들어 전력시설과 농작물에 심각한 피해를 입히면서 해조로 전락했다. 올 3월 환경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까치가 입힌 피해액은 427억원에 달했다.

다른 나라는 어떤 국조를 선택했을까. 미국 흰머리독수리, 프랑스 수탉, 일본 꿩 등이 국조로 지정돼 있다.

신정선 기자 violet@chosun.com(조선일보 2008.12.20)

입력 : 2008.12.20 05:59 / 수정 : 2008.12.20 2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