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국기<國技> 태권도

  9월 4일은 태권도의 날이다. 태권도는 1994년 올림픽조직위원회(IOC) 총회에서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이날을 기념하기 위해 태권도 진흥 법률에 의거 2008년에는 국가 공식 기념일로 선포했으며, 현재 수련 인구는 세계 189개국 7000여 명이나 된다.

우리는 올림픽과 월드컵을 훌륭하게 치른 스포츠 강국임에도 불구하고 태권도의 날이 지정된 사실 자체를 잘 모른다. 일 년 365일 중 각종 기념일이 60일이 넘는 것을 감안한다면 이해도 될 듯하다.

국기(國技)이자 군의 전투무술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태권도는 예부터 수박·권법·태껸 등으로 불리면서 순수하게 우리 민족에 의해 발전한 무예다. ‘태권도’라는 이름은 1954년도 이승만 대통령이 군부대 시찰 시 장병들의 연무시범을 관람하고 “바로 저것이 우리나라의 옛날 태껸이구먼”이라고 말한 것에 착안해 발로 찬다는 의미의 ‘태’(跆), 주먹을 의미하는 ‘권(拳)’, 그리고 정신수양을 의미하는 ‘도(道)’를 군에서 사용하다 1955년에 정식으로 명칭을 제정했다.

태권도의 세계화 역시 군에서 시작됐다. 1957년 베트남의 고딘디엠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해 국군장병들의 태권도 시범을 보고 “공산당을 무찌른 원동력이 바로 태권도구나”라고 감탄한 후 한국의 시범단을 본국으로 공식 초청했다. 그후 우리나라 국군 태권도 시범단이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순회시범을 하고 난 후 선풍적 인기를 얻었다. 태권도의 세계화가 본격적으로 이뤄진 시발점이었다.

또한 우리나라가 일제치하와 6·25전쟁을 겪으면서 가난과 환난에 허덕이고 ‘대한민국’이라는 존재조차 인식하지 못할 당시에 5000년 우리 민족의 유산인 태권도를 통해 민족의 우수성과 동포들의 단결력을 과시했다고 한다.이렇게 성장한 태권도로 우리나라 말이 올림픽 공식용어로 채택됨으로써 많은 외국인들이 ‘차려’ ‘경례’ ‘앞차기’ ‘돌려차기’ ‘옆차기’ 등 한국어를 필수적으로 배우고 있다는 사실은 한국인으로서 긍지를 가질 만한 일이다.

문화적으로도 태권도는 한복·불고기·김치 등과 함께 한국문화의 상징물로 선정돼 국위를 선양하고 있다.태권도는 이처럼 우리의 자랑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전통무예로의 발전과 병행해 올림픽 영구 종목으로서의 지위 확보, 경기와 심판규칙 개선 등 앞으로 남은 과제들도 많다. 오늘 태권도의 날을 맞아 태권도에 대한 많은 사람의 관심과 따뜻한 사랑을 기대한다.

 국방일보 2009.9.4 11면 <최점현 중령 육군전투지휘훈련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