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규장각도서 297책 144년만에 돌아온다

韓·佛정상 '5년마다 대여 자동 연장' 합의

1866년 병인양요(丙寅洋擾) 때 프랑스가 약탈해간 조선왕실의궤(朝鮮王室儀軌·왕실 행사를 글과 그림으로 정리한 책) 등 외규장각 도서 297책이 144년 만에 한국에 돌아오게 됐다.

이명박 대통령과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12일 서울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프랑스가 보관 중인 외규장각 도서를 '5년 단위 갱신(更新) 가능 일괄 대여' 방식으로 돌려받기로 했다. 이 방식에 대해 정부 당국자는 "5년마다 계약을 따로 갱신하지 않아도 계약 기간이 자동 연장되는 조건이다.

297책은 순차적이 아니라 한꺼번에 돌려받는다"고 설명했다. 두 정상은 합의문에서 "이번 해결책은 93년 프랑스 미테랑 전 대통령의 결정을 실행에 옮긴 것이다. 이 의궤들은 한국 정체성의 일부이며, 그런 의미에서 프랑스가 이번에 의궤를 대여하는 것은 유일무이한 특성을 갖는 조치로 그 어떤 다른 상황에 원용될 수 없다"고 밝혔다.

한국과 프랑스 정부는 이른 시일 내에 합의를 이행하고 공식화하기 위한 협의를 갖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사르코지 대통령에게 "양국 간에 어려운 문제가 풀리게 된 데 대해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실질적인 반환으로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외규장각 도서 반환 협상은 1993년 미테랑 전 대통령이 외규장각 도서 반환을 약속하며 시작됐지만 프랑스 국내법 문제로 17년 동안 협상이 타결되지 못했다. <조선일보 2010.11.13 정우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