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온’출고，항공산업 도약 계기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개발한 최초의 국산 헬기 ‘수리온’ 1호기가 모습을 드러냈다. 독수리의 ‘수리’와 100을 뜻하는 우리말 ‘온’을 조합해 ‘수리온’으로 이름 지어진 한국형기동헬기(KUH) 출고로 한국은 세계 11번째 헬기 개발국이 됐다. 개발에 성공한 것도 의미 있는 일이지만 더 큰 의미는 항공우주산업 분야에서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점이다.

 KUH는 지난 2006년 개발에 도입한 후 불과 3년 만에 나온 작품이다. 이미 기본훈련기(KT-1)와 초음속 고등훈련기(T-50) 개발에 성공한 KAI가 헬기까지 개발함으로써 항공기 제조업체로서 입지를 다지게 된 셈이다. 항공기 부품업체, 대학 및 연구소 등 모두 150개가 참여해 노력한 결과 ‘수리온’의 국산화 비율은 62%에 이른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특히 설계부터 조립, 시험평가 등 모든 과정을 국내 기술진이 주도함으로써 항공산업 기술 발전에 큰 성과를 거둔 점도 무시할 수 없는 대목이다.

 항공산업은 전자, 기계 재료공학, 구조역학은 물론 최첨단 기술을 융합하는 산업이다. 대당 20만여개의 부품이 필요한 항공산업은 전·후방 효과가 대당 2만여개의 부품이 필요한 자동차 산업에 비해 3배나 된다. 그만큼 부가가치가 크고 기술파급 효과도 크다는 말이다. 세계 항공시장 규모는 현재 4000억달러에 이르고 연평균 8%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자동차(6000억달러), 철강(4300억달러)에 이어 세번째로 큰 시장이다.

 한국의 항공산업은 아직 걸음마 단계인 것은 틀림없다. 세계시장 점유율이 0.6%밖에 되지 않는다. 지난해 말 기준 고용인원도 불과 7000여명이지만 정부의 목표는 당차다. 오는 2020년까지 생산규모를 65억달러로 늘리고 고용도 현재의 10배로 늘릴 계획을 세웠다. 1호기 출고 행사에 참석한 이명박 대통령이 짧은 기간에 놀라운 결실을 만들어낸 관계자들을 치하하면서 ‘21세기에는 명실상부한 선진국으로 나가자’고 말한 것은 신성장 동력의 하나로서 항공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자동차, 조선, 정보기술(IT) 등에 이어 한국경제를 이끌어 갈 또 하나의 주요산업이 되기를 기대한다. [fn사설] 2009-07-31 18:3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