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총회서 확정… 본격 유치활동
        2011년 남아공 더반 IOC총회서 투표로 최종결정

2003년 프라하(체코)에서 3표, 2007년 과테말라에서 4표 차로 눈물을 흘렸던 강원 평창이 2018년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한 3번째 도전권을 따냈다.

대한올림픽위원회(KOC)는 23일 서울 태릉선수촌 국제빙상장 회의실에서 임시위원총회를 열고 2018년 동계올림픽 유치를 신청한 평창을 두고 무기명 비밀투표를 실시해 찬성 30표, 반대 13표로 가결했다.

이날 회의장엔 과거 두 차례의 국내 후보도시 심의 때와 다른 긴장감이 감돌았다. 2020년 하계올림픽 유치를 희망하는 부산이 ‘유치 가능성이나 경제적 파급효과 등을 감안하면 동계보다는 하계올림픽을 여는 게 낫다’는 주장을 펼쳐 두 도시의 견해를 모두 듣는 자리가 마련됐기 때문이다.

허남식 부산시장의 인사와 프레젠테이션이 먼저 실시되고, 평창의 프레젠테이션이 이어진 뒤 투표가 진행됐다.

박용성 KOC 위원장은 개표 결과를 발표한 뒤 “결과에 만족한다. 과거 두 차례 평창의 도전에 (IOC 위원으로서)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경험을 살려 원활한 유치활동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평창은 6월 안에 2018 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를 구성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선다. IOC는 2010년 6월 중 3~4개의 공식 후보도시를 선정하고, 2011년 7월 남아공 더반 총회에서 IOC 위원들의 투표로 개최지를 확정한다.

이미 두 차례 뼈아픈 눈물을 흘렸기에 평창의 3수는 그야말로 ‘배수의 진’을 친 마지막 도전이 될 전망이다. 현재 뮌헨(독일)과 안시(프랑스)가 자국내 후보도시로 확정됐으며 소피아(불가리아), 알마티(카자흐스탄), 하얼빈(중국), 덴버 또는 리노-타호(미국) 등도 유치 경쟁에 나설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평창의 유치 가능성은 현재로선 어느 경쟁도시보다 높은 편이다. 평창은 스키점프대 건설 등 이미 상당부분의 경기장 신축을 진행 중이며 바이애슬론, 컬링, 스노보드 세계선수권 등 동계종목 국제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내 국제스포츠계에서 신뢰감과 좋은 이미지를 키워왔다. 첫 도전 당시부터 표명한 ‘드림 프로그램’을 변함없이 실천해 세계 각국의 동계꿈나무 육성에도 기여했다.

김진선 강원도지사는 총회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KOC의 선택과 결정에 진심으로 감사하며 한편으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정부의 지원과 국민의 성원을 받아 우리나라의 과업인 2018년 동계올림픽을 반드시 평창에 유치하겠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두 번의 실패로 국민들께 마음의 빚을 지고 있다. 죽을 각오로 뛰겠다”는 표현으로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

김 지사는 “평창을 세계에 알리는 데 이미 성공한 만큼 이번에는 IOC 위원들을 1 대 1로 접촉해 표심을 잡는 데 주력하는 전략을 펴겠다”고 밝혔다.

자크 로게 IOC 위원장의 말도 큰 힘이다. 2년 전 과테말라 총회에서 ‘최고의 비드’라는 평가를 받고도 푸틴 전 대통령을 앞세운 러시아 소치의 저돌적 공세에 무릎꿇은 평창에 대해 로게 위원장은 “두 번의 실패 때문에 그만둬서는 안된다. 많은 도시들이 3번째 시도에서 성공했다”며 반드시 재도전에 나설 것을 독려, 2018년 IOC의 표심이 평창에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김경호기자 jerom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