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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립 상징 된 무궁화… 병 옮기고 불길하다며 온갖 惡소문 퍼뜨려 1727 HIT

日帝가 만든 부정적 인식

본지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상당수가 무궁화를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궁화에 대해 '진딧물로 가득한 지저분한 꽃' '촌스럽고 예쁘지 않은 꽃' '꽃가루로 피부병이 생기는 꽃'이라고 설명하는 식이었다. 이런 인식은 50대와 60대 이상 응답자에서 특히 두드러졌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부정적인 인식이 일제(日帝) 강점기에 무궁화가 겪은 수난과 관련이 있다고 말한다.

무궁화는 일제 강점기 탄압의 대상이었다. 독립운동가들이 구국 정신의 표상으로 무궁화를 내세우자 일제는 민간에 퍼져 있던 무궁화를 뽑아서 제거했고, 대형 군락이 형성된 곳은 불태워 무궁화를 없앴다.

1933년 11월 강원도 홍천에서 발생한 '보리울사건'은 일제의 무궁화 탄압을 대표적으로 보여준다. 보리울학교에선 남궁억 선생의 주도로 무궁화 묘목 8만여 그루를 키우고 있었는데, 일제는 보리울학교를 폐쇄하고 무궁화 묘목은 전량 소각했다. 당시 일제의 사주를 받은 한 한국인이 무궁화 묘목을 사겠다며 남궁 선생에게 접근했는데, 남궁 선생이 "사쿠라(벚꽃)는 금방 시들지만 무궁화는 면면이 계속 피는 꽃"이라며 일본의 벚꽃과 무궁화를 비교한 것을 문제 삼아 이 같은 만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남강 이승훈 선생이 설립한 오산학교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일제는 오산학교가 교내에 있는 무궁화를 제거하라는 지시를 이행하지 않자 강제로 무궁화를 뽑아냈고, 오산학교 학생들이 항의하자 학교에 강제 휴교 명령을 내렸다.

일제는 무궁화를 제거하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불길한 꽃', '귀신이 붙는 꽃', '꽃가루에 닿으면 부스럼이나 눈병이 생기는 꽃', '벌레를 부르는 꽃'이라는 말을 퍼뜨리기도 했다. 이로 인해 무궁화는 '개똥꽃' '귀신꽃' '눈에 피 꽃(눈에 피가 나게 하는 꽃이라는 뜻)'이라는 이름으로 불렸고 무궁화는 화장실 근처 등 외진 곳에서만 살아남을 수 있게 됐다.

(조선일보 2013.8.12 A8면 김수경 기자)
DATE : 13-08-12 04:30  |  NAME : 관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