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를 걸어놓으니 꽃보다 낫다는 말을 주민들이 많이 하네요."

지난 27일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성복동 수지LG빌리지 1차 아파트 진입로에 태극기 100여장이 바람에 펄럭였다. 이 아파트는 6월 한 달 동안 가로 135㎝, 세로 90㎝ 크기의 태극기 100여개를 아파트 진입로 가로등에 게양하고 있다. 애국심을 고취하자는 취지다. 제안은 장수정(69) 입주민대표회의 회장이 했다. 장씨는 "지난 현충일에도 아파트 전체 1164가구 중 24% 정도인 284가구만 태극기를 게양했더라"며 "국경일에도 태극기를 걸지 않은 가구가 많아 아쉬움이 컸기에, 호국 보훈의 달인 6월 한 달만이라도 태극기를 게양하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이 아파트는 100여만원을 들여 국기봉과 태극기를 구입했고, 아파트 진입로 가로등에 태극기 2개씩 50쌍을 게양했다. 비가 오는 날에는 관리사무소 직원들이 태극기를 모두 걷었다가 날이 개면 다시 게양한다. 장씨는 "번거로울 때도 있지만, 모두 태극기에 대한 경외심이 있어 태극기가 비에 젖지 않도록 소중히 한다"고 했다. 그는 "태극기를 게양하니 주민들이 '꽃보다 태극기가 아름답다'고 한다"며 "태극기가 펄럭이는 것에 숙연해지기도 하고, 방문객들도 참 부러워한다"고 했다.

이 아파트는 장마철인 7월에는 태극기 달기를 잠깐 멈추고 8월에 다시 한 달간 태극기를 달기로 했다. 장씨는 "태극기를 단다고 하니 반대하는 주민이 아무도 없었고, 태극기가 바람에 날리는 모습을 보며 주민들이 흐뭇해하더라"라며 "주민들의 반응을 살펴서 연중 내내 태극기를 다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별한 날에만 태극기를 다는 것이 아니다"라며 "다른 아파트도 태극기를 걸고 눈앞에 태극기가 펄럭이는 장면을 보면서 애국심을 높이고 감동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조선일보 2013.6.29 A11면 김성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