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태권도, 올림픽 영구종목화를

태권도는 1994년 9월 4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103차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2000년 시드니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 태권도는 오는 2016년 리오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도 정식종목으로 참가하게 된다. 하지만 태권도는 2020년 올림픽 정식종목 결정을 앞두고 불안에 떨고 있다. 정식종목에서 탈락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 때문이다.

올림픽 정식종목은 2000년~2008년에는 28개 종목이었다. 2012년부터는 야구와 소프트볼이 제외돼 26개로 줄어들었다. 정식종목은 IOC 올림픽프로그램위원회가 후보평가서를 작성해 총회에 제출하면 IOC위원 투표로서 채택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IOC는 2013년 2월 올림픽프로그램위원회를 개최해 정식종목 후보평가서를 2013년 9월 아르헨티나에서 열리는 IOC총회에 제출한다. 현재 26개 정식종목 가운데 1개 종목을 빼고 새 종목을 1개 추가해 26개 핵심종목을 결정할 예정이다. 핵심종목은 앞으로 항구적인 영구종목으로 채택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태권도가 올림픽 핵심종목에 포함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IOC위원들의 지지가 필수적이다. IOC 위원 구성은 올림픽 발전이나 스포츠 발전에 지대한 공헌이 있는 일반인(70명), 올림픽 금메달리스트(15명), 올림픽 경기종목 회장(15명), 그리고 각 국가 체육협회장(15명)으로 구성된다. 정원은 115명이지만 현재 위원은 108명이다. 우리나라에는 2명이 있다. 올림픽 회원국 수는 204개국이지만 IOC 위원을 가진 나라는 76개국이다.

태권도를 핵심종목으로 채택시키기 위해 76개국 전체를 방문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설령 방문한다 하더라도 IOC위원들의 지지를 이끌어 내는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므로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유치했던 경험을 거울 삼아 지금부터 정부, 세계태권도연맹과 산하 5개 대륙연맹, 국기원, 대한태권도협회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지 않으면 안 된다.

IOC위원 대부분을 친 태권도 인사로 만들어야 태권도의 영구종목화가 가능하다. 올림픽프로그램위원회 위원들은 15명이기 때문에 스포츠외교력을 동원해 이들을 전략적으로 친 태권도 인사로 만들어야 한다. 이들의 결정이 IOC 총회에서 그대로 통과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IOC 위원이 많이 소속돼 있는 나라의 한국 대사관이 매년 태권도 대회를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해당국 IOC 위원을 초청해야 한다. 비용은 모두 정부에서 부담하고 대회 운영에 필요한 인력은 세계태권도연맹, 국기원, 대한태권도협회에서 맡으면 된다. 이런 대회에서 수상한 선수들을 전북 무주에 조성하고 있는 태권도공원의 세계 태권도 아카데미에 초청해 일정기간 동안 연수를 시키는 것도 괜찮은 방안이다.

태권도가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되지 않으면 태권도 세계화와 태권도공원에 큰 타격이 아닐 수 없다. 국비와 민간자본 등 6천 억 원을 투자하여 2013년 완공예정인 태권도공원과 태권도의 미래는 어두울 것이다.

결론적으로 2013년 IOC 총회에서 태권도가 정식종목으로 채택돼 영구종목으로 가는 물꼬를 트기 위해선 현재 태권도계의 역량으로는 불가능하다. 정부가 올림픽 정식종목 유지를 위해 앞장서야 한다. 대한민국의 대표 브랜드이자 문화상품으로 발돋움한 태권도가 올림픽 영구종목이 된다면 문화적, 경제적으로 국익에 큰 도움이 될 것이고 한민족의 자긍심도 높아질 것이다.

(부산일보 2011. 12.15 김성태 대한태권도협회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