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두라스 이민 한국인 1호 한국계 첫 주한대사 내정

 주한 온두라스 대사에 한국계 강영신(57)씨가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 소식통은 "온두라스 정부가 지난달 말 강씨에 대한 아그레망(주재국 동의)을 요청했다"며 "결격 사유가 없는 한 4월 중에 부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씨가 주한 대사로 임명되면 한국계 인사로는 첫 주한대사가 탄생하게 된다.

 강씨는 통화에서 "온두라스의 로보 대통령이 내게 직접 전화해 '당신을 믿는다. 열심히 일해달라'며 주한 대사 내정 사실을 전했다. 한국과의 우호관계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강씨는 내정 사실을 정식 통보받기 전에도 주변에서 주한 대사로 적격이라는 이야기를 여러 번 들었다고 한다. 강영신 대사 내정자는 "파견되면 외교관으로서 온두라스 정부의 방침에 따라 활동할 것"이라며 "온두라스 대통령이 한국을 좋아하고 관심도 많으니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하겠다"고 말했다.

 강씨는 2008년 작고한 남편 송봉경씨가 1977년 중미의 온두라스 육군사관학교 태권도 교수로 초빙돼 이민을 가면서 온두라스 한국 이민자 1호가 됐다. 남편 송씨는 1986년 당시 장관이던 로보 대통령에게 태권도를 가르쳤고 이를 계기로 강씨 부부와 로보 대통령은 각별한 인연을 맺게 됐다.

 강씨는 87년 온두라스 국적을 취득, 당시 이중국적을 허용하지 않던 온두라스 방침 때문에 한국 국적은 포기했다. 그러나 자신이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잊은 적은 없다고 한다. 서울교대를 졸업하고 초등학교 교사로 일했던 강씨는 1994년 현지에 주재원 자녀와 교민을 위한 한국 학교를 세워 교장으로 취임, 16년간 한국 어린이들을 가르쳐 왔다. (조선일보 2010.3.8 정우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