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떠한 北도발도 자위권으로 응징하라

연평도 사격훈련을 포함해 대한민국 영토와 영해에서 실시되는 일체의 군사훈련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적(敵)의 도발로부터 수호하기 위한 국가 주권행사의 기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해병대의 서해 훈련을 트집잡아 11·23 연평도 포격 도발을 자행한 북한이 또 그 훈련의 재개를 빌미로 ‘핵전쟁’ 운운하는 협박까지 늘어놓아온 것부터 북한 정권의 실체를 거듭 적나라하게 확인시켜주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러시아와 중국이 북한의 무력 공격에 대해 한목소리로 강력하게 규탄하고 단호하게 제재해야 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도발의 장본인인 북한과 대한민국을 병렬시켜 ‘자제’ 권유를 논의하도록 주도한 사실 또한 어이없는 일이다.

더욱이, 제1야당인 민주당을 비롯한 일부 야당이 연평도 사격훈련의 중단을 요구한 것은 친북(親北) 차원을 넘어 북한의 억지를 복창하다시피 하면서 대한민국의 주권을 포기하라는 식의 반역행위와 크게 다를 바 없다.

대한민국 군은 연평도 사격훈련뿐만 아니라 국가를 지키기 위한 모든 훈련을 항상 당당히 실시해야 하고, 그 주권 행사에 대한 북한의 도발과 도전에 대해 자위권으로 즉각 응징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그러잖으면 북한이 서해 도발을 반복해온 저의인 북방한계선(NLL)의 무력화와 분쟁 지역화 계략에 휘둘리면서 북한의 재도발을 부추기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기 때문이다. 북한의 3·26 천안함 폭침에 이은 연평도 포격 도발이 대한민국 민·관·군(民官軍)이 안보태세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대명제를 새삼 확인시켜주었는데도 그 실천 행동을 머뭇거리거나 반대한다면 대한민국에 대한 반역에 해당할 것이다.

김관진 국방부장관이 4일 취임사에서 “북한이 또다시 군사적 도발을 감행해 온다면 그들이 완전히 굴복할 때까지 응징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6일 기자간담회에서 “적이 다시 도발하면 자위권적 차원의 대응으로 도발의지가 뿌리뽑힐 때까지 강하게 시현하겠다”고 천명한 사실을 새삼 되돌아보면서 그 실천이 북한의 어떤 도발에도 예외없어야 한다고 강조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북한은 도발 수위를 계속 높여 왔다. 올 들어서만 해도 천안함 폭침에 이어 연평도의 민간인 밀집지역에 대한 무차별 포격을 감행했다. 두 차례 핵실험 도발로 유엔 안보리 결의 제1718호와 제1874호에 따른 국제 제재를 받고 있으면서도 최근에는 우라늄 핵무기 개발 야욕까지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하지만 한국은 방어적 목적의 훈련만 실시해온 것이 엄연한 사실이다. 이번 연평도 훈련 역시 그렇다. 더욱이 이 훈련은 1974년 이후 매달 실시해 온 방어훈련이며, 2009년 10차례, 최근에도 8월 두차례, 9월에 한차례 실시됐었다.

그런데도 러시아가 자신들의 요청으로 19일 열린 안보리 긴급회의에서 “남북 양측이 최대한 자제할 것을 촉구한다”는 의장성명 초안을 통해 연평도 훈련중단을 사실상 요구한 것은 전혀 사리를 분별하지 못하는 행위다. 미국·영국·프랑스·일본 등이 그 부당성을 지적한 것처럼 러시아는 북한의 무력 도발이 한반도 안정저해의 핵심 요인임을 분명히 인식하고, 북한에 대한 규탄과 제재를 적극화해야 정상적일 것이다. 일방적으로 북한을 감싸면서 도발을 사실상 방조·조장하고 있는 중국 정부 역시 마찬가지다.

서해 NLL은 대한민국과 북한의 수역을 규정하는 명백한 해상분계선이다. NLL은 1953년 7월27일 휴전협정 조인 직후 유엔군사령관에 의해 확정됐으며, 수십년 동안 북한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 당시 한반도의 제해권(制海權)·제공권(制空權)을 가진 유엔군은 사실상 모든 바다와 도서를 장악하고 있었지만, 대폭 양보해 설정했기 때문이다. 북한 역시 1983년, 1984년 수해물자 수송 때 NLL을 인정했으며, 1992년 남북불가침합의서의 부속합의서 제10조에도 ‘해상 불가침 구역은 지금까지 쌍방이 관할하여 온 구역으로 한다’고 돼 있다.

대한민국 군은 북한이 어떤 형태로 어디서 언제 도발을 하든지 그 원점(原點)을 타격해 근원을 제거해야만 재도발을 단념시킬 수 있다. <문화일보 사설 2010.1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