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역량 보여 준 G20 성공 개최

G20(group of 20) 정상회의가 어제 폐막됐다. 여러 의제와 관련된 결과물들이 적지 않아 매우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다. 지난 2년간 논의됐던 다양한 의제들이 5차 회의인 서울에서 상당수의 합의 물을 내놓은 동시에 새 출발선상에 서게 됐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가 닥치면서 출범한 정상회의가 이번 서울 서밋을 계기로 전환점을 맞게 된 것이다.

외교적인 역량을 대외적으로 과시한 것은 물론이고 국격과 나라의 위상을 업그레이드시켰다는 점에서 평가할 만하다. 과거 정상회의가 경제위기 극복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이번 회의는 미래를 위한 방향이 제시되는 자리라는 점에서 관심이 모아졌다. 세계경제가 지속적으로 균형 성장을 하기 위해 어떤 모델이 만들어져야 하는가 라는 근본적인 문제들을 다룬다는 점도 주목됐다.

국제 협력체제 구축, 국제금융기구 개혁 등 과거 합의 사항을 점검하고 구체적인 이행 방안이 제시될 지도 관심사였다. 특히 의장국이자 주최국인 한국이 내놓은 개발의제, 글로벌 금융안전망 확보 등 신흥국과 개발도상국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이른바 코리아 이니셔티브도 관전 포인트였다.

회의 결과 여러 분야에서 합의를 일궈낸 것도 의미가 있지만 무엇보다 값진 것은 환율문제의 진일보한 성과를 꼽을 수 있다. 당초 회의 첫 날의 분위기는 비관론이 우세했던 게 사실이다. 초미의 관심사인 환율 문제를 싸고 참가국 사이에 이견차가 워낙 커 해법 도출이 어렵지 않느냐는 예상이 나왔다. 이런 우려와 달리 심도있는 논의 끝에 가이드라인을 내년 상반기까지 마련해 평가하기로 합의에 이른 것이다. 이 가이드라인에는 환율 문제를 비롯해 경상수지, 재정, 통화, 금융, 구조개혁 등이 모두 포함된다. 환율에 대한 구체적인 수치가 제시되지는 않았지만 시점과 기준을 못박았은 것이 진전된 내용의 골자다.

이 사안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도 기자회견에서 상당한 의미를 부여했다. “일단 흔히 쓰는 전쟁에서는 벗어났다”며 “다음 정상회의(내년 11월 프랑스 칸)까지 이 문제를 해결한다는 원칙이 결정됐기 때문에 어쩌면 굉장한 진전이라고 할 수 있다”고 높이 평가했다. 코리아 이니셔티브도 가치있는 수확이다. 핵심인 글로벌 금융안전망과 관련해 1단계 조치인 IMF의 예방대출제도 신설 등을 지지했고, 2단계인 IMF와 지역 안전망과의 협력 증진 방안에 대해 G20 재무장관들이 내년에 대안을 모색키로 했다.

큰 틀로 봐서 이번 회의의 가장 큰 성과는 그간의 합의사항을 실천을 위한 실질적 행동 계획으로 구체화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내용적인 진전은 한국의 위상 제고와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음은 물론이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국제사회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로 저평가 됐던 게 사실이다. 이번 G20 정상회의의 성공적인 마무리를 계기로 ‘코리아 프리미엄’으로 역전시킬 수 있는 전기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대전일보 사설 2010.1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