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머리에 '독도는 일본 땅' 불씨 심는 日

일본 문부과학성이 30일 "다케시마(竹島)가 일본 땅"이라는 내용과 지도가 포함된 초등학교용 사회 교과서 5종을 모두 검정에서 통과시켰다. 지금까지는 3개 교과서에 그런 내용이 들어 있었다. 일본 언론은 "문부성이 독도가 일본 영토라는 점을 분명히 교육시키려고 '지도를 넣으라'는 검정 의견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2008년부터 중·고교 학습지도 요령 해설서에 '다케시마 영유권 교육'을 집어넣더니 이번에는 초등학교부터 독도가 일본 영토라는 교육을 하도록 한 것이다.

상당수 일본 지식인들조차 "독도는 일본이 영유권을 주장하기 힘들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 작년에는 '독도는 일본 땅이 아니다'는 일본 정부의 1951년 법령(法令)까지 발견됐다. 일본 정부로서 한국 영유권을 공식 인정하기가 힘들다면 최소한 문제를 악화시키는 일이라도 피해야 마땅하다. 그런데도 초등학생 머리에 잘못된 영토 개념을 집어넣어 미래의 불씨를 심는 도발적 행동에 나선 것이다.

독도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우리 정부의 대응도 지적돼 왔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지금까지 독도 관련 중요 내용은 하나같이 정부가 아니라 민간(民間)의 의식 있는 개인들이 발견했다. '일본 땅이 아니다'라는 1951년 일본 법령도, 미국 CIA 등 해외 사이트의 명칭 오류도, 2008년 미국 지명위원회(BGN)가 독도를 '주권 미지정 지역'으로 바꿔 입력한 사실을 찾아낸 것도 정부가 아닌 개인들이다.

독도 문제는 정부 차원의 눈에 보이는 대응과 함께 보이지 않는 곳에서 독도가 의심의 여지 없는 한국의 영토라는 사실을 세계 곳곳에 심는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 일본은 오랜 기간 물밑 로비를 동원해 지난 1977년 미국 지도의 독도 명칭을 '리앙쿠르 암석'으로 바꿨다. 독도 문제 대응을 위해 만들어진 정부 동북아역사재단의 독도연구소가 지금 국제사회의 중요한 단체 및 개인을 접촉하며 그런 노력을 얼마나 하고 있는지를 즉각 철저하게 점검해봐야 한다. 미국 유력 일간지와 주요 거리에 독도 광고를 내는 문제에 대해서도 일부 미국 동포들은 "분쟁지역으로 비쳐 오히려 손해"라는 반론을 내놓고 있다. 정부가 이 상황에서 독도 전략을 앞에서 이끄는 제대로 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조선일보 사설 2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