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을 지렛대로… '국격(國格) 높이기' 시동

내년 회의 대비 국가브랜드委 회의… 3대 키워드 '기여·홍보·정비'

국제사회 '기여'… 원조 늘리고 봉사단 파견 한국 알리는 '홍보'… CNN·BBC 등에 광고

국내에선 '정비'… 간판·광고물·시민의식, 거리 공원 지정,

정부가 내년 G20 정상회의 개최를 앞두고 '국격(國格)' 높이기에 시동을 걸었다. 11일 경기 성남시 한국국제협력단(KOICA) 대강당에서 열린 국가브랜드위원회에서는 각 부처가 관련 국내외 대책을 집중 보고했다.

국격 향상을 위한 대외(對外) 대책은 '기여'와 '홍보'에 주안점을 뒀다. 외교통상부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개발원조위원회(DAC) 가입을 계기로 공적개발원조(ODA) 규모를 올해 10억달러에서 2015년 30억달러로 늘리고, 2013년까지 해외봉사단 2만명을 파견하겠다고 보고했다. 기획재정부는 IMF(국제통화기금)와 세계은행 등에 우리나라 출자지분을 높이는 대신 이들 기구에서 근무하는 한국인 직원 숫자를 늘리겠다고 했다. 세계 각국과 인재 교류를 위한 '글로벌 코리아 스콜라십' 사업을 본격 추진, 내년 한 해 3500명(520억원)을 지원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국가브랜드위는 내년 2월 캐나다 밴쿠버 동계올림픽, 5~10월 중국 상하이엑스포, 6~7월 남아공월드컵 등의 행사에 맞춰 CNN·BBC 등 해외 매체에 국가브랜드 광고를 내보내는 한편, '유튜브'와 공동으로 UCC 공모전을 개최, 세계 속에 한국을 알릴 만한 온라인 콘텐츠를 개발키로 했다.

국내 차원의 국격 향상책은 '정비'가 키워드였는데 논의 과정에서 논란이 있었다. 행정안전부는 이날 내년부터 전국의 간판 555만여개에 대한 정비 작업을 벌이고, 불법 광고물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이를 들은 이 대통령은 "아직 서민 경제가 어려운 만큼 간판 정비는 조금 더 시간을 두고 검토해 보라"며 제동을 걸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간판 정비는 주로 영세 자영업자들이 대상이 되는 만큼 신중히 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했다. 시민 의식도 '정비' 대상에 올랐다. 정부는 관계 부처 합동으로 'G20 글로벌 시민 되기 10대 실천과제'를 발굴하고 관련 공익광고 제작도 늘리겠다고 했다. 그러나 정부 주도형 시민의식 높이기는 적절치 않다는 지적에 따라 10대 과제 선정은 국민 공모절차를 거치기로 했다.

정부 부처에 이어 보고에 나선 서울시는 최근 안전성 논란 등이 일고 있는 광화문광장의 '스노 잼' 행사 일정 및 해외 홍보 효과를 설명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창의적 아이디어를 위해 고심한 만큼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했다.

한편, 국가브랜드위가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G20 소속 10개국 성인남녀 2500명 가운데 내년 11월 회의가 한국에서 열린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67.4%였고, 한국에 대한 이미지는 '긍정적'이 46.9%, '중립'이 36.9%, '부정적'이 17.3%로 각각 나타났다. 국가브랜드위는 이들을 상대로 한국의 G20 주최 사실을 알려준 뒤 국가 이미지를 다시 물은 결과, '긍정적'이라는 답변이 64.9%를 기록, 18%포인트나 상승했다고 밝혔다. 국내 성인 1000명 중 내년 G20 회의 개최 사실을 아는 국민은 절반(50.3%) 정도였다. 국가브랜드위는 국내 홍보를 위해 내년 상반기 중 G20 상징 깃발과 공원, 거리 등을 지정키로 했다.

조선일보 2009.12.12 황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