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도 아프리카의 잠재력에 눈을 떠야 한다

대한민국과 아프리카연합(AU)이 공동 주최하는 '한·아프리카 포럼'이 24~25일 서울에서 열린다. 이 회의에는 장 핑 AU 집행위원장, 메스핀 세욤 에티오피아 외교장관, 레이몽 치반다 콩고민주공화국 국제협력부 장관 등 아프리카 대륙 53개국을 지역별로 대표하는 15개국 장관들이 참석한다. AU는 아프리카에서 유럽연합과 같은 정치·경제 통합체 건설을 목표로 2001년 출범했으며, 지난 6월 한국과 '동반자 관계'를 맺었다.

세계 각국은 2000년대 들어 자원의 보고(寶庫)로 꼽히는 아프리카의 잠재력을 주목, 아프리카 대륙에서 주도적 지위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일부 서방 전문가들은 "지구상에 남은 마지막 성장 엔진은 아프리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지금도 아프리카 일부 나라와 지역에서 종교 및 종족 간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고, 불안정한 정치 체제의 문제도 여전하다. 그러나 아프리카 53개국 대부분이 지난 10년간 3~5%대의 경제 성장을 이뤘고, 사하라 이남의 국가들은 최근 6%대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 중이다.

중국은 2006년을 '아프리카의 해'로 선포했고, 후진타오 주석과 원자바오 총리 등이 매년 아프리카를 순방하면서 수십억달러의 개발 지원 약속을 내놓고 있다. 지난 9일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아프리카 협력 포럼'에 아프리카 53개국 중 49개국이 참석한 것도 그 결실이다. 미국도 '미군 아프리카 사령부(AFRICOM)' 창설에 나서면서 아프리카에서의 주도적 지위를 지키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중앙아시아에 이어 아프리카에서도 석유 등 각종 자원을 놓고 중국과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일본도 지난해 40억달러 규모의 아프리카 개발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한국이 지난해 아프리카에 제공한 공적개발원조(ODA) 총액은 1억달러에 불과하다. 한국이 미국·중국·일본 등과 원조 규모를 놓고 경쟁하긴 어렵다. 그러나 똑같은 개도국(開途國) 처지에서 40여년 만에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올라선 대한민국의 경제 성공 노하우(know-how)와 ODA를 결합하면 대국(大國)들의 물량공세와는 다른 차원의 성과를 거둘 수도 있을 것이다. 조선일보 2009.11.24 사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