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1호 숭례문이 5년여 만에 복원됨으로써 우리는 잃었던 서울의 상징 하나를 되찾았다. 오늘날 서울은 거대 도시의 하드웨어 면에만 집중 투자되면서, 문화 도시로서 개발과 관심은 소홀했던 점이 없지 않았다. 대개 국제적인 관광도시는 그곳을 떠올리게 하는 매력과 재미 그리고 상징이 함께 알려져 있다. 파리 하면 '개선문과 에펠탑', 뉴욕은 '자유의 여신상', 중국 베이징은 '천안문 광장과 만리장성'으로 고유문화의 상징성을 담아 외래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서울은 어떤가? 아쉽게도 서울의 매력과 재미에 대해 자신 있게 말하지 못하고, 서울을 상징하는 랜드마크도 뚜렷하게 내세우지 못하는 점은 한계로 남아 있다. 짧은 역사를 가진 싱가포르도 신화를 바탕으로 '머라이언 상'을 세워 관광 산업에 없어선 안 될 핵심 축을 이루었다. 일본은 '도쿄 타워'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신주쿠의 '도쿄도청'과 임해부도심 오다이바에 '레인보 브리지'를 만들어 새로운 랜드마크를 찾아냈다. 아랍에미리트(UAE)의 두바이는 '부르즈 알 아랍'이라는 초고층 건축물이 인공 도시 전체를 상징하고 있다.

서울은 멀리는 한성백제의 수도이자 가깝게는 조선왕조의 무대였다. 또한 전쟁의 폐허를 딛고 유례없이 급성장을 이룬 대한민국의 수도이다. 이런 덕택에 서울에는 옛 문화와 현대가 함께하는 랜드마크가 많이 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목록에 등재된 종묘, 창덕궁 및 주요 왕릉, 복원된 청계천을 통한 친환경적 도시로 변신, 세종로와 광화문의 변화된 모습과 한양도성의 부분적 복원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유서 깊은 문화 유적이 즐비하다. 또한 구시가지와 신시가지가 공존하는 도시 이미지, 하계 올림픽과 월드컵 대회를 개최한 스포츠 도시로서의 모습도 세계 여러 도시가 부러워할 만하다. 이처럼 서울이 이미 갖고 있는 이런 차별화된 상징들 속에서 그 해답을 찾았으면 한다.

숭례문 복원을 계기로 문화유산 보존의 중요성을 상기시킴과 동시에, 서울의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랜드마크에 대한 관심과 국민적 공감대를 넓혀 나갈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나아가 풍부한 랜드마크를 지닌 문화도시 서울을 세계에 제대로 알려 이를 확인하기 위해 꼭 방문하고 싶은 국제도시가 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았으면 한다.